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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달라졌다. 존재감 없던 모습이 아니다. 1등에 밟히고 3등에 치이던 모습을 털고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황창규 대표 취임 2년차를 맞아 부진 탈출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는 평가다.

KT가 달라진 모습은 경쟁사에 대한 공격적 태도가 강화됐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KT는 작년 12월28일 SK텔레콤이 ‘세계 최초 4배 빠른 롱텀에볼루션(LTE) 상용화’를 발표하자 바로 “고객 입장과 통신시장 상용화 정의에 비춰볼 때 문제점이 있어 실질적 상용 서비스로 간주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지난 6일부터 SK텔레콤이 이를 이용한 광고와 마케팅에 돌입하자 10일 KT는 법원에 광고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KT는 “지난 20일에는 SK텔레콤이 지난 16일부터 고액 리베이트를 지급하며 시장 과열과 혼란을 주도했다”며 “겉으로는 시장 안정을 외치는 척하면서 뒤로는 불법 영업으로 통신시장을 과열로 몰고 간 SK텔레콤의 이중적 행위에 대해 규제기관은 사실 조사를 통해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는 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아울러 방송통신위원회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방통위는 즉각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통신업계에서 상호비방전은 종종 있었지만 가처분까지 간 것은 이례적 일이다. 상대의 불법 행위에 대한 언론플레이를 전 매체 대상으로 수면 위에서 한 것 역시 흔한 일은 아니다.

KT 관계자는 “그동안 KT는 너무 점잖을 떨고 있었다. 1등은 멀어지고 3등이 치고 올라옴에도 불구 조직 내부 문제로 한 목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기업이 망할 위기인데 국가 경제 걱정을 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어느 정도 내부 정리가 끝난 지금 더 이상 늦기 전에 반격에 나서야 한다는 마케팅과 홍보 의견이 많았다”라고 통신전쟁에서 승리를 위해 전투에 나서야 할 때였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KT 관계자는 “4배 빠른 LTE 등 이런 식으로 기술 선도 이미지를 SK텔레콤에 내주는 것에 대한 반성도 많았다. 3배 빠른 LTE나 광대역LTE 때도 적극적 대응을 못해 뒤에서 구경만 했다. 이를 묵인하지 않고 우리 몫을 찾을 것은 찾겠다는 것이 황 대표 취임 이후 변했다면 변한 것”이라고 기술 선도 이미지를 SK텔레콤에 내주지 않기 위한 대응이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일단 KT 의도대로 됐다. 4배 빠른 LTE는 법원이 KT의 손을 들었다. SK텔레콤은 4배 빠른 LTE 세계 최초 상용화 광고 및 마케팅을 중단했다. KT 입장에서 SK텔레콤을 거짓말쟁이로 몰아갈 수단을 획득했다는 것은 부수입이다. 지난 16~18일 있었던 불법 지원금 문제는 SK텔레콤만 단독 조사를 받게 됐다. 단독 조사는 곧 단독 징계다. 최소한 과징금에 시정명령이다. 영업정지까지 나오면 KT로서는 더 바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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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SKT-KT ‘감정싸움’…SKT “KT가 돈 더 써” vs KT “물타기”(상보)>

SK텔레콤은 4배 빠른 LTE와 관련해서 “이번 법원 결정은 SK텔레콤에게 충분한 반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내려진 것으로 이의신청 및 집행 정지 신청을 제기할 예정이다. 최종적 판결은 아니나 법원 판단을 존중해 해당 광고 게재는 우선 중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단독 조사 문제는 “KT도 마찬가지”라고 신고했지만 시장과 정부의 시각은 물타기에 불과하다는 쪽이 우세하다. KT의 공격에 단단히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KT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석채 전 대표 시절 벌어진 일은 아직 다 수습한 것이 아니다. 여전히 소비자는 LTE 시대 KT를 3등으로 인식한다. 기가인터넷은 돈이 되려면 먼 아이템이다. 방송은 합산규제에 발목을 잡혔다. 유선사업 악화는 어제 오늘 일도 아니다.

결국 KT의 숙제는 이 다음이다. 자체적으로 앞서갈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를 증명해야 한다는 뜻이다. 네거티브는 상대의 발목을 잡는 역할이지 나의 성장 동력은 아니다. 소비자와 업계에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는 서비스나 상품이 등장해야 한다. 적절한 시점에 이를 내놓지 못하면 오히려 네거티브 기업으로 낙인찍힐 위험도 있다.

한편 황 대표 개인으로도 중요한 시점이다. KT 대표 임기는 3년이다. 취임 1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황 대표를 생각하면 삼성전자 시절 ‘황의 법칙’이 떠오르는 것도 문제는 문제다. 올해 가시적 성과가 없으면 사실상 전임 이석채 대표의 실기를 수습하다가 임기를 모두 마치는 꼴이다. 연임을 하면 되지만 전임 2명의 최고경영자(CEO)가 연임에는 성공했지만 불명예 퇴진한 전철을 밟은 사실이 부담이다.
2015/01/26 06:00 2015/01/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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