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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지난 20일 국내 최초 전국 대상 ‘기가인터넷’을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KT는 부산에서 1호 가입자가 나왔다는 소식까지 전했다.

<관련기사: KT, 기가인터넷 전국 확대>

올레기가인터넷은 최대 속도 1Gbps를 낼 수 있다. 기존 광랜(100Mbps) 대비 10배 빠르다. 약정을 하지 않으면 월 5만5000원 3년 약정에 다른 상품과 결합하면 월 3만3000원이다. 광랜보다 5배 빠르고 요금은 올레기가인터넷보다 저렴한 올레기가인터넷콤팩트(최대 속도 500Mbps)도 선보였다. 올레기가인터넷콤팩트는 무약정 월 4만6000원 3년 약정에 다른 상품과 함께 묶으면 월 2만7500원이다.

올레기가인터넷은 무약정 기준 기존 인터넷 대비 월 1만5900원 비싸다. 3년 약정 결합 기준으로는 기존 인터넷 대비 1만1000원 매월 더 내야 한다. 여기에 하루 사용량 100GB가 넘으면 광랜 수준으로 속도를 떨어뜨린다는 제약조건이 있다.

그런데 이 상품은 누구나 신청한다고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국 서비스지만 전국 서비스가 아니다. 자칫 요금만 더 내고 속도는 나오지 않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6월 기준 전국 85개시 1657만 가구 중 약 349만 가구 21%가 기가인터넷을 쓸 수 있다. 기가인터넷은 박근혜 정부 국정과제다. ▲2014년 25% ▲2015년 40% ▲2016년 60% 2017년 90%가 커버리지(인구 대비) 목표다. KT는 황창규 대표 취임 이후 ‘기가토피아’를 지향점으로 잡았다. 2014년부터 4조5000억원을 투자해 기가인터넷 기반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기가인터넷 시대는 아직 멀었다는 뜻이다.

KT는 “전국 시군구 단위에 들어간 회선이 있기 때문에 전국 서비스라고 지칭한 것”이라며 “상품 가입 때 가능 여부를 안내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KT 가입자 기준 48.3%가 기가인터넷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에게 기가인터넷은 ‘그림의 떡’이다. KT 가입자도 마찬가지다.

통신사의 ‘전국’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장 가까운 사례는 지난 6월에 있었다. 당시 LG유플러스는 ‘세계 최초 광대역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 전국 서비스 개시’를 주장했다.

<관련기사: 또 다시 도진 ‘세계 최초병’…LGU+, 전국 광대역LTE-A 최초 ‘빈축’>

광대역LTE-A는 3배 빠른 LTE다. LTE는 주파수 총량이 늘면 속도가 증가하는 특성이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광대역LTE(40MHz)와 LTE(20MHz) 주파수를 묶어 3배 빠른 LTE 서비스를 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6GHz 40MHz와 800MHz 20MHz 주파수를 사용한다.

미래부에 따르면 2014년 7월20일 기준 LG유플러스의 기지국은 ▲2.6GHz 3만7876개 ▲800MHz 기지국은 10만870개다. 3만7876개 기지국에서만 3배 빠른 LTE를 쓸 수 있다. SK텔레콤과 KT는 1.8GHz 40MHz에 각각 800MHz 20MHz와 900MHz 20MHz를 더했다. SK텔레콤의 기지국은 ▲1.8GHz 6만4573개 ▲800MHz 10만7057개다. LG유플러스보다 약 2배 많은 곳에서 3배 빠른 LTE를 쓸 수 있는 셈이다. KT 기지국은 ▲1.8GHz 10만6097개 ▲900MHz 1만9153개다. 3배 빠른 LTE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보다 적은 수지만 2배 빠른 LTE는 더 많이 제공한다.

즉 3배 빠른 LTE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 순 2배 빠른 LTE는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순으로 제공 범위가 넓다. 당시 LG유플러스는 “LG유플러스만 세계 최초라고 주장한 것도 아니고 같이 한다고 세계 최초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라며 “우리도 네트워크를 충분히 깔았으니 서비스를 하는 것”이라고 둘러댔다.

가입자는 없고 통신사만 있는 전국 서비스 주장은 왜 하는 것일까. 통신사가 이것이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는 탓이다. 통신사 주장에 대한 검증은 어렵고 사실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 ‘우리가 최초로 전국 서비스를 했으니 품질도 최고’라는 영업전략만 남는다. 소비자는 자기가 이를 쓸 수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말에 넘어가게 된다.

통신사는 언제나 고객을 중심에 둔 경영을 하고 서비스와 품질로 경쟁하겠다는 약속을 반복한다. 하지만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마케팅과 꼼수가 그대로인데 무슨 소용인가. 오늘 이런 지적이 나와도 또 다시 전국과 최초를 들고 나올 텐데 말이다. 결국 통신사의 이런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한 소비자는 속여야 하는 대상이지 이해와 사랑의 대상은 아니다.
2014/10/23 07:00 2014/10/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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