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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통신 업계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1(MWC 2011)’의 주인공은 한국 제조사, 삼성전자와 LG전자였습니다. 다음으로 주목을 받은 곳은 노키아도 모토로라모빌리티도 소니에릭슨도 HP도 림(RIM)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중국의 ZTE와 화웨이였습니다.

이들은 삼성전자, LG전자와 함께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8홀에 나란히 전시관을 마련한 것을 넘어 ‘MWC 2011’의 메인 스폰서까지 맡아 행사장을 찾은 기자, 업체 관계자, 관람객의 출입증과 목걸이에 자신의 회사의 로고를 새겨 넣었습니다. 각 업체별로 목걸이는 자사의 로고가 들어간 것으로 바꿔 달았지만 출입증은 어쩔 수 없었지요.

이같은 상황은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이얼 등의 전시관은 2~3년 전부터 규모와 전시품 수준, 위상 등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습니다.

ZTE와 화웨이의 성장은 중국의 잠재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10억이라는 인구를 바탕으로 한 거대한 내수시장, 값싼 노동력을 이용한 가격 경쟁력 등 ‘빛’과 복제품 생산 등을 통해 얻은 기술력이라는 ‘어둠’을 조합해 세계 시장의 ‘복병’에서 ‘위협’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현재 ZTE는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점유율 4위 업체로 화웨이는 통신 장비 시장에서 3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휴대폰 칩셋 업체 퀄컴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 판 칩셋 매출은 작년 처음으로 한국 시장 매출을 제쳤습니다. 올해는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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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TE의 전시관은 삼성전자 바로 옆이었습니다. 일반폰부터 스마트폰, 태블릿 PC까지 단말기 구색은 모두 갖췄습니다. 모형이기는 했지만 구글의 태블릿 전용 3.0버전(허니콤) 운영체제(OS)를 탑재한 태블릿도 갖다놨습니다. DLNA를 이용한 디바이스간 콘텐츠 공유도 시연했습니다. 자체적인 콘텐츠 생태계만 빠졌습니다. 스마트 기기의 제품 완성도는 아직 부족한 편입니다.



위의 동영상은 ZTE가 주력으로 내세운 스마트폰 ‘스케이트4.3’입니다. 전체적인 동작이 매끄럽지 않지요. 그래도 이런 제품을 200~300달러로 내놓을 계획이라면 말이 달라집니다. 사용자가 직접 최적화를 하면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태블릿도 7인치는 이제 중국 업체의 도전이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ZTE는 ‘V9’과 ‘V9+’라는 제품을 공개했습니다. 멀티터치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사용자환경(UI)이 삼성전자에 비해 떨어지지만 역시 가격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통신 장비의 지배력을 단말기쪽으로 확대하고 있는 화웨이도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선보였습니다. 신제품은 모형이었지만 이미 시판한 제품은 만져볼 수 있었습니다. ZTE보다 완성도는 뛰어나 보이더군요.



UI만 보면 기존 업체들에 뒤지지 않습니다. 기술 격차를 따라잡는데 걸리는 시간도 그리 길지 않을 것 같습니다.



태블릿도 안정적이었습니다. 어차피 구글 OS는 같기 때문에 이런 중국 업체의 제품을 보면 ‘왜 독자 OS’, ‘자신만의 UI’가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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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LTE 장비, 화상회의 솔루션 등 삼성전자, LG전자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는 차세대 시장에 관한 소개까지 하며 만만치 않은 기술력을 뽐냈습니다. 화웨이는 작년 휴대폰 시장에서 3090만대를 팔아 세계 9위에 올랐습니다. 8위 모토로라와는 불과 700만대 차이도 채 안납니다. 지난 2008년 2분기부터 독자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3년도 채 안돼 소니에릭슨, 모토로라를 육박하는 존재로 성장한 셈입니다.

전시관을 둘러본 국내 제조사 관계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제조사 관점에서 중국의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다. 그들만의 DNA는 아직 없다. 지금은 따라오는 과정이다. 하지만 중국은 곧 자기 목소리를 낼 것이다. 한국은 중국의 잠재력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가장 먼저 철퇴를 맞은 노키아가 뼈져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중국 업체가 점유율을 얼마나 늘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2011/02/23 16:24 2011/02/2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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