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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통신업계의 가장 큰 뉴스는 스마트폰의 폭발일 것입니다. 스마트폰 폭발은 통신업계의 모습을 많이 바꿔놨습니다.

통신사는 예전만한 지배력을 상실했고 그 자리는 모바일 플랫폼 개발사가 대체했습니다. 휴대폰 제조사는 더욱 심한 경쟁 상황에 놓였습니다. 모바일 플랫폼 개발사의 일정에 따라 제품 개발 사이클도 단축됐습니다. 업그레이드라는 새로운 난관까지 생겼습니다.

그렇다고 통신사가 그대로 뒷방으로 물러난 것은 아닙니다. 애플과 구글에 내준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한 다양한 고민과 수익모델 개발 등 바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올해 새로 등장한 통신사의 서비스 중 최고의 서비스와 최악의 서비스는 무엇일까요. 시장에 미친 영향을 위주로 골라봤습니다.

최고의 서비스는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TB끼리 온가족 할인’, ‘온가족은요’ 등을 최악의 서비스는 ‘스마트샷’, ‘OPMD 서비스’, ‘스마트폰 정액제’ 등이 생각나네요.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SK텔레콤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습니다. 지난 8월부터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일정 요금제 이상 사용자에게 이동통신 네트워크에서 무선 인터넷을 무제한으로 쓰게 한 것입니다.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용량 걱정 없이 쓸 수 있으니 무선랜(WiFi) 등을 찾아 다니지 않아도 됩니다.

문제는 이동통신 네트워크가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입니다. 음성과 데이터를 함께 전송하는 3G 네트워크의 특성상 데이터 트래픽이 넘치면 음성 통화까지 불안정해집니다. 이미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를 운영하던 AT&T 등 해외 통신사는 사용자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관련 서비스를 접었습니다. 하지만 국내는 SK텔레콤의 공세에 KT와 LG유플러스도 따라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과연 내년에도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가 큰 변동 없이 이뤄질 수 있을까요. SK텔레콤은 주파수 용량 확대, 펨토셀 구축 등으로 KT는 와이브로 및 무선랜 확충 등으로 네트워크 분산을 노리고 있습니다. 4G 서비스가 시작되는 2012년까지는 위험성은 그대로입니다.

◆TB끼리 온가족 할인

TB끼리 온가족 할인은 SK텔레콤이 지난 9월 선보인 유무선 결합상품입니다. 이동통신 결합 회선에 따라 초고속인터넷, 유선전화 또는 인터넷전화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원래 IPTV까지 포함될 예정이었지만 IPTV 출혈 경쟁을 우려한 방송통신위원회의 결정으로 IPTV는 빠졌습니다.

이 서비스를 최고의 서비스로 꼽은 이유는 유선 통신 서비스가 이동 통신 서비스의 부가서비스로 여겨지는 시대를 열었기 때문입니다. 이동전화 요금제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주민등록등본상 동일 거주지에 살지 않아도 가족 구성원을 합칠 수 있습니다. 2회선이면 유선전화 또는 인터넷전화, 3회선이면 초고속인터넷, 4회선이면 이 둘을 모두 쓸 수 있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사람이 이동전화 가입자이기 때문에 사실상 이동전화를 사용하면 초고속인터넷, 집전화 등을 공짜로 쓰게 되는 셈입니다. 이러다보니 KT가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초고속인터넷, 유선전화, 인터넷전화 모두 KT가 점유율 1등입니다. 유선 공짜 추세는 KT에게 직격탄이 되는 것입니다.

KT가 같은 상품을 내놔 유선상품 가입자 모두가 이 상품을 이용하게 되면 분기당 1조원, 연간 4조원 가까운 매출이 줄어듭니다. KT는 “TB끼리 온가족 무료 요금제가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기만하는 요금제”라고 비난하며 방통위와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습니다. 속내는 무엇이었을까요.

◆온가족은요

온가족은요는 LG유플러스의 가족 할인 결합요금제입니다. LG유플러스의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유선전화, 인터넷전화, IPTV 등을 모두 묶을 수 있지요. 여기까지는 다른 회사 상품하고 큰 차이는 없습니다.

온국민은요의 가장 큰 특징은 정액제지만 합산 요금이 계약 금액까지 나오지 않으면 쓴 만큼만 내면 된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모든 정액 요금은 초과되면 더 내는 규정만 있었지 덜 썼다고 덜 내는 규정은 없었습니다. 이를 바꾼 것이지요. 그리고 초과되는 금액의 두 배 가까운 금액까지는 내지 않아도 됩니다. 무료 제공 구간이지요. SK텔레콤 KT의 비슷한 요금제에 비해 유리한 점이 많습니다.

내년에는 온국민은요 같은 정액제가 많이 등장하길 바랍니다. 5만5000원 요금제를 가입했지만 4만5000원만 사용했다면 1만원은 내지 않아도 되는 정액제가 생길 수 있을까요. 생길 확률은 사실 거의 없습니다. 정액제라는 것 자체가 요금을 조금 낮게해 설계한 대신 낙전 수익을 챙기는 구조니까요.

◆스마트샷

올해 최악의 서비스 중 단연 1등은 스마트샷입니다. 스마트샷은 KT가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 도입한 서비스입니다. 후보자가 해당 지역 유권자에게 선거 홍보 문자를 보내주는 서비스입니다. KT는 건당 70원에서 120원씩 받고 총 376만4357건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를 통해 올린 매출액은 총 2억9300만원입니다.

문제는 가입자의 사전 동의 없이 이런 일을 벌였다는 점이지요. 이용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활용하는 행위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4조 위반입니다. 이를 위반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영업정지 등 시정명령 및 서비스매출액의 1/100이하 과징금 처분도 받을 수 있지요.

KT는 방통위에 제출한 소명자료를 통해 ‘스마트샷’이 ▲후보자의 합법적인 선거운동을 돕고, 유권자인 이용자에게 알권리를 충족 ▲고객의 금전적 피해도 없었고, 유권자인 고객은 무료로 선거정보를 획득하는 이익이 있음. 영리목적이 아니라 공익을 위한 서비스 ▲저탄소녹색성장을 지향하는 정부의 그린 IT정책에 부응하는 측면 ▲선거홍보 종이인쇄물로 인한 자원낭비를 방지하고 새로운 선거문화 정착에 기여 등의 효과가 있었다고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더 빈축을 샀지요. 결국 KT는 국정감사에서 통신업계 주인공이 됐습니다.

과징금은 10억원을 맞았습니다. 지난 2008년 과징금 제도 도입 이후 개인정보 법규 위반으로 과징금이 부과된 사례는 처음입니다. 스마트샷 매출 3배가 넘는 과징금을 내게 된 셈입니다.

◆OPMD 서비스

OPMD(One Person Multi Device) 서비스는 가입자가 휴대폰 데이터 사용 용량을 다른 IT기기와 나눠 쓸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사용자가 100MB 정액제에 가입해 있다면 50MB는 휴대폰에서 30MB는 PC에서 20MB는 태블릿 PC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는 정말 좋습니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 무선 인터넷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OPMD 서비스 ‘T 데이터 쉐어링’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었습니다. 별도 가입자식별모듈(유심)을 구입하고 매월 3000원을 추가로 부담하면 됩니다.

문제는 가입할래야 가입을 할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SK텔레콤은 유심 재고량이 없다는 이유로 OPMD 신규 가입을 받고 있지 않습니다. KT로 애플 ‘아이폰4’가 출시될 당시 가입자의 편의를 위해 제공하겠다던 ‘마이크로유심’도 초기 물량 소진 후 공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태블릿 ‘아이패드’도 마이크로유심이 들어갑니다.

배경은 태블릿 PC 등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기기가 늘어남에 따라 데이터 트래픽 부담을 느끼고 있어서입니다.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가 기름을 부었지요. SK텔레콤은 OPMD를 데이터 무제한에 맞춰 개선하기 위해 방통위와 약관 변경을 협의했으나 거절당했습니다. 결국 약관 변경이 안되니 이런 저런 핑계로 신규 가입자를 늘리지 않는 것입니다. 서비스가 아무리 좋아도 가입할 수 없으니 그림의 떡입니다.

◆스마트폰 정액 요금제

작년 11월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정액제는 스마트폰 폭발과 함께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그래서 올해의 서비스에 포함시켰습니다. ‘음성+문자+데이터’ 등을 묶은 요금제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모두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인원 요금제, 아이 요금제, 오즈스마트 요금제 등 사실상 스마트폰 가입자 대부분이 이 정액제를 쓰고 있습니다.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와 엮이면서 월 5만5000원 이상 요금제 가입자가 느는 추세입니다.

이 요금제를 최악의 서비스로 선정한 이유는 음성, 문자, 데이터 이월 또는 전환 요구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통화의 경우 무제한 서비스가 도입됐기 때문에 이월과 전환이 어렵지만 음성과 문자는 다릅니다. 음성은 초과됐는데 문자가 남았다면 음성에 조금 더, 문자가 초과됐는데 음성이 남았다면 문자에 조금 더, 이달에 음성과 문자 모두 남았다면 남은 양을 다음 달에 쓸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사용자의 요구입니다. 통신사야 초과 수익이 감소하니 받아들이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사용자가 왕입니다. 사용자를 위한 변화를 기대합니다.

2010/12/30 16:22 2010/12/3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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